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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위 강론자료 및 기고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신다

사무국, 2019-05-31 16: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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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차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 강론

 

2019.5.30. 정의평화위원회 이광휘 신부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신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독서: 야고보서 2, 1-13, 복음: 마태 22,34-40)

 

찬미예수님!

 

오늘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미사는 정의평화위원회 주관이며, 우리가 생각하고 기도하는 약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차별받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나라 헌법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닌다.”(10)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111)고 쓰여 있습니다.

 

이처럼, 국가에서는 헌법 조항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선언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이 헌법 조항에 따라 보호받지 못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차별받는 우리들의 이웃은 누구일까?’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사건과 사람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 충남 태안 화력 발전소에서 하청업체 계약직으로 일하던 스물네 살 청년 김용균 씨입니다. 김용균 씨는 입사한지 3개월 된 신입사원으로, 김 씨가 하던 일은 원래 발전소 정규직이 21조로 하던 업무였습니다. 발전소 외주 화와 구조조정을 통해 하청업체로 그 업무가 넘어가며, 혼자 밤중에 석탄을 옮기는 컨베이어벨트를 살피는 일을 하다 연락이 끊겼고, 얼마 뒤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홀로 일하다 숨진 외주업체 청년 김용균 씨를 생각하며, 또 다른 젊은 노동자가 생각이 납니다. 2016년 숨진 구의 역 스크린 도어 수리공 김 군입니다. 2016528일 용역업체 직원 김 모(20)씨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가 열차와 스크린 도어 사이에 끼는 사고로 숨졌습니다. 김 씨의 죽음은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던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와 청년들의 열악한 직업 환경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불과 20세였던 김 씨의 사망 당시 소지품은 정비 도구와 컵라면 한 개뿐이었는데, 평소 그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음을 짐작하게 해 많은 이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이 사고로 청년 비정규직의 열악한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던 것입니다.

 

조사에 의하면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 월급은 180-220만원 수준이지만, 비정규직이던 그의 급여는 140여 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서울 매트로 출신 임직원들은 매월 평균 김 씨 급여의 3배에 이르는 434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통계청의 근로 형태별 부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8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 월평균 사회보험 가입 비율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정규직 노동자들 대부분이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혜택을 받고 있는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직장에서 이러한 보험 지원을 받는 비율이 낮다고 합니다. 이렇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워낙 열악하다 보니, 비정규직 고용이 늘어날수록 빈곤과 불평등과 차별, 양극화 등의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워킹푸어(Working Poor, 근로빈곤)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간추린 사회교리에 의하면 한 국가의 경제적 행복은 생산되는 재화의 양으로만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 방식과 소득 분배의 공평성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발전과 완성에 필요한 것을 얻게 해 주어야 할 공평한 소득 분배는, 교환 정의뿐 아니라 노동의 객관적 가치를 뛰어넘어 노동 주체의 인간 존엄까지 고려하는 사회 정의의 기준에 따라 추구되어야 한다. 또한 참된 경제적 행복은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서 국민 개개인의 공로와 요구를 살피는 소득 재분배를 위한 적절한 사회 정책들로 추구된다.”(303) 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늘날 차별 받고 있는 여러 주체 중 하나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차별 문제가 제기되는 분야는 너무나 다양하고 많습니다. “여성, 이주민, 난민, 장애인, 북한 이탈주민, 경제적 약자, 성소수자.” 등이 그들입니다.

 

교회는 그동안 끊임없이 사회교리 문헌과 교리를 통해 차별받고 있는 약자들에 대한 복음적 시각을 정리하였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해 주고, 연대를 통하여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가르쳐 왔습니다. 심지어 사회 안에서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져 있는 성소수자들에 대해서도 그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배려하고 연민의 마음으로 함께 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의하면 상당수의 남녀가 깊이 뿌리박힌 동성애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들의 경우는 스스로 동성연애자의 처지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무질서인 이 성향은 그들 대부분에게는 시련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을 존중하고 동정하며 친절하게 대하여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에게 어떠한 부당한 차별의 기미라도 보여서는 안 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활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으며, 그들이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신들의 처지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을 주님의 십자가 희생과 결합시키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385)라고 그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먼저 왜 이웃을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 인간 한 사람 한사람은 하느님의 모상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고, 동일한 이성적 영혼을 지닌 모든 사람은 같은 본성과 같은 근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구원된 모든 사람은 똑같이 하느님의 행복에 참여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동등한 존엄성을 누리며 사랑받아야 하는 것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1934항 참고)

 

이처럼 인간의 존엄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지, 국적과 인종, 성별이나 경제적 지위, 또는 어떤 인간적 성취에서 오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미국 주교회의, ‘모든 이를 위한 경제정의’, 13) 그러므로 인간의 평등하고 차별받지 않을 존엄성은 천부적으로 주어졌다고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데, 그 사랑의 방법을 이웃을 자기 몸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모든 사람을 어떠한 예외도 없이 또 하나의 자신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사회의 불평등, 차별에 대한 생각과 무관심은 바로, 그 당하는 주체가 내가 아니라는 데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즉 내 가족이, 내 가까운 이웃이 차별당하는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차별받고 고통받는 이들이 바로 나와 가까운 이웃이고, 내 가족이고, 심지어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엇보다도 내 이웃의 삶의 고단함과 배려 받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는 권리를 고려하여 그 생활을 품위 있게 영위하는 데에 필요한 수단들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자기 문 앞에 머무는 가난한 이웃을 제 이웃처럼, 자신의 형제자매, 가족처럼 생각하지 못하여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도 누리지 못했던 가난하고 불쌍한 라자로를 조금도 돌보지 않았던 부자를 닮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사목헌장, 27)

 

한 개인에게나 한 집단에게 최대의 불의는 마치 그들이 인류의 구성원이 아닌 것처럼 취급되거나 또는 간접적으로 방치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은 사실상 그들을 인간으로 여기지 않음을 나타낸다고 보겠습니다. 이것은 여러 형태를 취할 수 있지만 대부분 사회생활에서 오는 소외또는 배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이런 의미에서 배제는 사회적 죄의 형태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것들을 바로잡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묵인하거나 변화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의무를 저버리는 죄악일 것입니다. (미국 주교회의, ‘모든 이를 위한 경제정의’, 77)

 

가톨릭교회 교리서에서는 인간 기본권에서 모든 형태의 차별, 사회적이든 문화적이든, 또는 성별, 인종, 피부색, 사회적 신분, 언어, 종교에서 기인하는 차별은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고, 분명히 복음에 위배되기에 극복되고 제거되어야 한다.”(1935항 참조)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와 교회 안에 우리 형제자매들이 부당하게 당하는 불평등과 차별이 있다면 이는 분명히 복음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교회는 사회의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추고,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이는 교회의 중요한 사명임을 기억하며, 마지막으로 교황 프란치스코의 복음의 기쁨의 한 구절을 읽어 드리며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어떤 교회 공동체든, 사회적 약자들이 존엄성을 갖고 살도록 돕는 일에 있어서,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다가가려는 일에 있어서 효과적인 협력과 창의적인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자기들만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공동체가 아무리 사회문제에 관해서 많은 말을 하고, 정부를 비판하더라도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 공동체는 종교적 활동, 비생산적인 회의와 공허한 이야기 따위로 위장된 일종의 영적 세속성의 바다로 쉽게 떠내려갈 것입니다.”(교황 프란치스코 사도 권고, 복음의 기쁨,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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